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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 22-11-18

    [매일경제] 법정스님이 지인들에게 남긴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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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지인들에게 남긴 글은?
한국서예관서 미공개 서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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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방 서울대 교수가 그린 법정스님 초상화.
법정스님은 생전 붓글씨를 즐겨 썼다.법정스님 미공개 서예전시가 15일부터 서울 성북동 한국서예관에서 열린다. 스님의 지인들이 보관해 온 작품들을 공개하는 자리다.

소설가 정찬주 씨는 법정 스님으로부터 받은 서예 작품을 내놨다. 유묵(생전에 남긴 붓글씨) 중 '無染山房(무염산방)'이 눈에 띈다. '물들지 않는 산의 처소'라는 뜻의 이 작품이 법정 스님이 정씨의 작업실 현판용으로 선물한 것이다. 무염은 스님이 정씨에게 내린 법명(法名)이다. 그런데 이 작품엔 낙관이 없다. 법정 스님은 자신의 글씨를 외부에 내세우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란다.

스님의 친필 원고도 소개된다. '산에는 꽃이 피내 양지 쪽에 앉아 부엌 아궁이에서 재를 쳐내는'으로 시작된다. 송영방 서울대 미대 교수가 그린 스님의 초상화도 돋보인다. 1991년 법정 스님을 만난 송 교수는 스님 초상화를 그렸다. 그림 속 스님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모습이다. 스님은 그림을 보고 "내가 많이 늙어 버렸네"라며 웃었다고 한다.

법정 스님 글씨 특징은 신중함과 강함이다. 김순기 한국서예관장은 "스님은 먹을 한 번 찍은 후 일필휘지로 글씨를 쓰셨다"며 "이는 미리 생각을 한 후 글씨는 쓰는 신중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6일까지 이어진다. (02)744-8881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