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
일생동안 무소유의 지혜를 일러주고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몸소 실천한 법정스님(맑고향기롭게 전 회주·사진)의 원적 4주기 추모법회가 지난 2월25일 봉행됐다.
이날 추모법회는 조계종 원로의원 법흥스님과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무상스님, 전 주지 영조스님, 유나 현묵스님, 아름다운동행 사무총장 자공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 이계진 전 국회의원 등 문중 스님과 길상사 신도, 맑고향기롭게 회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법회는 법정스님 생전 법문 영상 관람과 원로의원 법흥스님의 추모법문, 추모사 등을 통해 법정스님의 생전 모습과 가르침을 되새겼다. 특히 원로의원 법흥스님은 법정스님의 다독(多讀)과 베트남전쟁 참전 반대 칼럼 게재, 평생 소임을 맡지 않은 일 등 생전 일화를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길상사 주지 덕운스님은 인사말에서 “은사 스님의 추모다례재에 맞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길상사가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도록 더욱 더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은 불교신문 주필과 송광사 수련원장 등을 역임하며 불교발전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송광사 불일암과 강원도 두메산골인 수류산방에서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살며 글로써 중생제도에 앞장섰다. 특히 <무소유>와 <일기일회> 등 종교를 초월해 많은 국민들에게 진정한 삶의 길을 제시하는 40여 편의 저서를 발간했다.
지난 2004년 &‘CEO가 추천한 한국의 신뢰받는 리더-종교계 분야&’ 설문조사에서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종교인 1위로 추앙받던 스님은 지난 2010년 3월11일 길상사 행지실에서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원적에 들었다.
[불교신문2990호/2014년3월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