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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 22-11-18

    [한겨레]법정 스님 제자들 “모든 저서 절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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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 계약기간 남아 주목
법정 스님의 제자들이 스님의 저작들을 절판하기로 했다. 법정 스님의 상좌인 길상사 주지 덕현 스님은 15일 “법정 스님의 유언대로 스님의 모든 책을 절판하겠다”고 밝혔다.
법정 스님은 입적 전날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기획을 맡아온 류시화 시인의 주도로 대부분이 출판사 쪽과 10년씩 출판계약을 맺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출판사들이 스님의 유지를 받아들일지가 절판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마무리> 등 법정 스님의 책 5권을 출판한 문학의숲 고세규 대표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 뜻을 따르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확인되더라도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실행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유>를 낸 범우사 관계자는 “지난해 10년간 출판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는데 인지를 확보한 분량의 책들은 이미 다 나가 품절상태”라며 “더 찍을지 않을지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덕현 스님은 법정 스님의 유서와 관련해 “‘길상사를 안정되게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문도들은 모두 화합하고 도우라’는 취지의 짧은 당부였다”며 “유산이나 저작권 등의 내용은 일절 포함돼 있지 않고, 문도들에 대한 개인적인 당부였다”고 밝혔다.

덕현 스님은 법정 스님의 기부활동에 대해 “스님은 늘 주는 이와 받는 이, 주고받은 물건을 모두 잊어버리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실천해오신 분”이라며 “스님의 뜻을 받들어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한승동 선임기자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