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만난 &‘법정 스님의 향기&’
임영주 기자·연합뉴스
입력 : 2011-05-09 21:25:54ㅣ수정 : 2011-05-09 21:25:55
ㆍ생애 담은 다큐 영화 상영 &‘종교간 상생·화합&’ 다져
“어려운 걸음 하셨습니다. 서로 이렇게 친목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정진석 추기경)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하느님 사랑까지 더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법정 스님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 스님의 의자>를 상영하고, 종교 간 평화와 상생을 다지는 자리가 마련됐다.
영화가 상영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는 불교계 인사들과 불교 신도들, 천주교 주요 인사들과 신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영화를 감상하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19일 부활절 주간에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가 조계사 대웅전에서 김수환 추기경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바보야>를 상영한 것에 대한 답례의 뜻으로 명동성당이 마련한 것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꼬스트홀에 직접 나와 조계자 주지 토진 스님과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이사장 현장 스님 등을 맞았다.
정 추기경은 “조계사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화를 먼저 해주셔서, 좋은 뜻을 이어서 법정 스님의 영화를 하게 됐다”면서 “국민에게 평화와 화합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는 계기가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영화를 보러 온 동자승들에게 과자 꾸러미를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함께 영화 관람을 마친 뒤 여형구 주임 신부 등 명동성당 사제단은 토진 스님과 현장 스님에게 김수환 추기경의 자서전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와 명동성당 기념품을 선물로 전달했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이듬해 입적한 법정 스님은 생전에 깊은 교분을 나누며 종교 간 상생과 화합을 위해 힘썼다.
김 추기경은 1997년 12월 길상사 개원 법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법정 스님은 98년 2월 명동성당에서 &‘나라와 겨레를 위한 종교인의 자세&’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하기도 했다.
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은 불교 수행자셨지만 불교에 매이지 않으셨고 특히 가톨릭을 수행하는 분들과 인간적인 정을 많이 나누셨다”면서 “두 분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서 갈등과 반목이 아닌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